질문자님의 이야기를 읽어보니, 오랜 시간 동안 관계를 유지해오셨고 그만큼 서운함, 혼란, 답답함이 복합적으로 쌓이신 상태인 것 같아요. 900일이면 서로의 생활, 성격, 가치관까지 많이 알고 있는 시점인데도 여전히 풀리지 않는 ‘거리감’이 있다는 건 분명 힘든 일입니다.
말씀하신 상황을 종합하면, 이런 키워드들이 보여요:
1.
여자친구의 외박 거부 이유 → 단순히 ‘관계’ 때문만은 아닐 수 있어요
질문자님이 추측하신 것처럼, 관계(성관계)에 대한 불안감 때문일 수도 있지만
**그보다 더 큰 이유는 여자친구의 ‘심리적 경계심’이나 ‘자율성 부족’**일 가능성이 커요.
→ “자고 오는 건 안 돼”라는 말 속엔
– 스스로를 통제하려는 마음
– 가족, 특히 부모님의 눈치를 보는 성향
– 혹은 “자신도 왜 그런지 잘 모르는 막연한 두려움”이 포함돼 있을 수 있어요.
2.
지금까지의 행동들은 ‘책임질 수 없는 약속’을 반복해온 형태예요
“사관학교 입학하면 외박되니까 그때 가자” → 실제로 되자 다시 안 된다고 함
“오라고 해놓고 갑자기 오지 말라고 함” → 뭔가 즉흥적으로 변덕스러운 패턴
→ 이런 반복은 신뢰를 갉아먹게 되고, 관계에 피로감을 줍니다.
질문자님 입장에선 “도대체 왜 이렇게까지 여행 한 번을 못 가냐” 싶을 정도로,
거절의 이유가 납득되지 않으니 억지 같고, 핑계처럼 느껴지는 것도 당연해요.
3.
사랑은 하는데, ‘신체적 친밀감’이나 ‘생활의 공유’는 선을 긋는 느낌
성관계 자체에 대해 “하고 싶지만 무섭다”고 말한 적도 있고
겨드랑이나 다리털을 일부러 관리 안 하는 것도, 무의식적으로 선 긋기일 수 있어요.
→ 일부러 “나는 아직 준비 안 됐어”라는 걸 행동으로 표현하는 경우입니다.
4.
질문자님의 현재 감정: 사랑은 남아있지만, 자꾸 거절당하고 외면당하는 느낌
“이 사람이 날 정말 신뢰하고 있나?”
“이 정도면 내가 뭘 더 어떻게 해야 하지?”
→ 이런 생각이 드는 것도 매우 자연스러운 감정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직접적으로 ‘관계’에 대해 묻는 것보다, 그녀의 감정과 한계를 먼저 물어보세요.
→ “내가 너한테 무리하게 뭔가 바라거나, 부담을 주고 있는 건 아닐까?”
→ “그동안 계속 당일치기만 하게 된 이유가 혹시 부담스러워서 그런 거야?”
약속을 계속 바꾸는 태도에 대해 ‘사실 확인’은 하되, 비난 없이 전달하세요.
→ “기다려달라고 해서 기다렸는데 또 안 되면 나도 혼란스러워.”
→ “너랑 여행을 가고 싶은 건 성관계 때문이 아니라, 같이 있는 시간을 편하게 보내고 싶은 거야.”
‘상대가 나를 아직 받아들일 준비가 안 된 상태’라면, 관계 방향을 재점검할 시점입니다.
→ 서로의 사랑은 있지만 기대하는 관계의 속도와 방식이 다르다면,
→ 그 차이를 좁힐 수 없다면 관계가 피곤해질 수 있어요.
마지막으로 한 가지
질문자님이 굉장히 솔직하게 털어놔 주신 부분에서,
성에 대해 무관심한 건 아닌데, 억지로 하고 싶지도 않은 감정이 느껴져요.
이건 매우 건강한 인식입니다.
그래서 관계가 더 잘 풀릴 수 있어요.
하지만, 한쪽이 거부하거나 애매한 태도를 반복한다면,
그건 관계의 에너지 균형이 깨지는 부분일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보여준 그녀의 행동은,
**“아직 완전히 신뢰하지 못하거나, 독립적인 연애를 할 준비가 안 된 상태”**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조금 더 대화를 해보시고, 대답이 흐리거나 변명처럼 느껴진다면
**“그럼 우리는 어떤 관계야?”**라는 질문을 던질 필요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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