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부도스와프(Credit Default Swap, 이하 CDS)는 특정 기업이나 국가의 신용위험(채무 불이행 위험)을 전가하고 거래할 수 있는 매우 강력하고 정교한 파생상품입니다.
1. 개인 투자자의 CDS 직접 구매 가능성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개인 투자자가 CDS를 직접 구매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이는 다음과 같은 몇 가지 핵심적인 이유 때문입니다.
장외 파생상품(Over-the-Counter, OTC) 시장: CDS는 표준화된 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상품이 아닌, 금융기관 간의 사적인 계약을 통해 이루어지는 장외 파생상품입니다. 이는 거래의 투명성이 낮고, 복잡한 법률 및 계약 절차를 수반함을 의미합니다.
높은 수준의 신용도 및 자격 요건: CDS 계약의 당사자가 되기 위해서는 ISDA(International Swaps and Derivatives Association) 표준 계약 등 복잡한 법률 문서에 대한 이해와 함께, 계약 불이행 위험을 막기 위한 높은 수준의 신용도와 거액의 증거금이 요구됩니다. 이러한 자격 요건은 통상 대형 은행, 증권사, 보험사, 자산운용사 등 기관 투자자에게만 충족됩니다.
거래의 최소 단위: CDS는 수백만 달러에서 수천만 달러에 이르는 명목원금(Notional Amount)을 기준으로 거래가 이루어지므로, 개인 투자자가 감당하기 어려운 매우 큰 규모의 거래 단위를 가집니다.
정보의 비대칭성 및 리스크 관리의 어려움: 특정 준거자산(Reference Entity)의 신용위험을 정확히 평가하고, 복잡한 CDS 프리미엄의 변동성을 예측하는 것은 고도의 전문 지식과 방대한 데이터를 필요로 합니다. 개인 투자자가 기관 투자자와 동등한 수준의 정보를 얻고 리스크를 관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따라서 법적, 제도적, 현실적 제약으로 인해 개인 투자자가 CDS 시장에 직접 참여하는 길은 사실상 막혀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2. 개인이 투자할 수 있는 CDS 추종 펀드
CDS 직접 투자는 불가능하지만, 개인 투자자는 CDS의 수익률을 추종하도록 설계된 상장지수펀드(ETF)나 특정 펀드를 통해 간접적으로 투자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펀드들은 주로 CDS 지수를 추종하거나, 다양한 채권 및 파생상품 포트폴리오의 일부로 CDS를 편입하여 운용됩니다.
현재 국내 및 해외 시장에서 개인이 접근할 수 있는 대표적인 CDS 관련 펀드는 다음과 같습니다.
가. 해외 상장 ETF (미국 시장 중심)
해외 주식 투자를 통해 매매할 수 있는 대표적인 CDS 지수 추종 ETF는 다음과 같습니다.
Simplify High Yield ETF (티커: CDX): 이 ETF는 명칭에서부터 알 수 있듯이, 북미 지역 하이일드 기업들의 신용위험을 나타내는 CDX(Credit Default Swap Index) 지수와 높은 연관성을 가지고 운용 전략을 수립합니다.
운용 전략: CDX ETF는 하이일드 채권에 투자하여 높은 인컴(이자 수익)을 추구하는 것을 기본으로 합니다. 동시에, 포트폴리오의 신용위험을 관리(헤지)하기 위해 다양한 신용 파생상품 및 옵션 전략을 활용합니다. 이는 CDS의 본질적 기능인 '신용위험 관리'와 맞닿아 있습니다.
투자 포인트: 투자자는 이 ETF를 통해 하이일드 채권 시장의 전반적인 신용 스프레드(국채 금리와의 차이) 변동에 따른 투자를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시장의 신용위험이 감소(신용 스프레드 축소)할 것으로 예상될 때 투자하여 자본 차익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펀드 내 헤지 전략을 통해 신용위험 확대 국면에서 일정 부분 방어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도 있습니다.
VanEck BDC Income ETF (티커: BIZD) 및 기타 BDC ETF: 기업인수목적회사(BDC) 관련 ETF들은 직접적으로 CDS 지수를 추종하는 것은 아니지만, 포트폴리오의 일부로 고수익 채권 및 관련 파생상품을 담고 있어 CDS 시장의 움직임과 높은 상관관계를 보일 수 있습니다.
나. 국내 투자 상품
현재 국내 주식시장에는 CDS 지수를 직접적으로 추종하는 상장 ETF가 아직 출시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일부 채권형 펀드나 특정 자산배분 펀드에서 리스크 헤지(Hedge) 또는 추가 수익 확보 목적으로 CDS를 일부 편입하여 운용하는 경우는 있습니다. 다만 이는 펀드 운용 전략의 일부일 뿐, CDS의 수익률을 직접적으로 추종하는 상품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투자 시 유의사항
환율 변동 위험: 해외 상장 ETF에 투자할 경우, 해당 국가의 통화(주로 달러)로 투자되므로 원-달러 환율 변동에 따라 투자 성과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높은 변동성: CDS 관련 상품은 기초자산인 채권 시장의 신용위험 변동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므로, 높은 변동성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시장 상황에 대한 깊은 이해 없이 투자할 경우 큰 손실을 볼 수 있습니다.
괴리율 발생 가능성: ETF는 순자산가치(NAV)와 실제 시장가격 간의 괴리율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매매 시 이를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결론적으로, 개인 투자자가 신용위험 시장에 참여하고 싶다면 CDS를 직접 매매하기보다는, 미국 등 선진 금융시장에 상장된 CDS 지수 연계 ETF에 투자하는 것이 현실적이고 유일한 대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투자에 앞서 해당 상품의 구조와 추종 지수, 운용 전략, 그리고 내재된 리스크에 대해 충분히 학습하고 신중하게 접근하시기를 권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