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이익 극대화만을 목적으로 과한 연회비를 부과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할 수 있겠으나, 통상적으로 적절한 수준이라고 여겨지는 수준의 연회비를 부담하게 하는 것은 부당하다고만은 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카드사는 기본적으로 결제 수단인 카드라는 상품을 팔아서 이익을 취하는 기업입니다. 고객에게 결제를 할 때마다 하나하나 계좌이체를 하거나 갖고 다니기 불편한 현금으로 지급해야 하는 수고를 덜어주는 '카드'라는 상품을 제공하는 대가로 연회비를 받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만약 소비자가 어떤 카드의 혜택이 연회비에 비해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면 사실 그 카드를 이용하지 않으면 그만인 겁니다. 마치 어떤 물건이 그만큼의 값어치를 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그 물건을 안 사는 것처럼요.
또한 기업이 얻는 이익을 꼭 소비자에게 돌려줘야 한다는 논리도 조금은 어색한 측면이 있습니다. 기업이란 기본적으로 이윤 창출을 목적으로 하는 집단이지, 자선 단체가 아닙니다. 이윤을 모든 사람에게 돌려주는 것은 비영리 기부 단체나 정부, 복지기관 등에서 할 일이지, 기업이 할 일은 아닙니다.
물론 카드사의 상품을 이용하는 고객으로서 내가 돈을 지불하고 이용하는 서비스의 품질이 엉망이라면 화가 나는 것도 충분히 이해 가능한 일입니다. 특히 이번 롯데카드 사건처럼 고객에게 손해를 입히는 일이 일어났다면 비판받아 마땅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