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적인 관점에서 우리는 티끌만도 못하죠.
당장 산 하나 높이에만 올라도 사람들은 개미만 해 보이고
비행기 높이 쯤 되면 도시조차 미니어처 마냥 보여요.
이토록 작디 작은 우리의 존재감은 어떤 영향을 남길까요?
거장이라 불리던 사람들조차 작품을 남긴 채 사라지고,
영웅이라 불리던 사람들조차 영광을 품은 채 사라지고.
세계적인 업적을 남긴 사람들의 죽음도 세상을 멈추진 못했죠.
게다가
인류가 아무리 오래 살더라도 결국 지구의 나이가 다하면
모든 건 흔적도 없이 사라지겠죠.
예술도, 전쟁도, 사랑도.
의미가 있을까요? 어차피 사라질 것들에, 의미는 있을까요?
중학생 때, 질문자님과 같은 의문을 가졌어요.
성인이 된 지금까지도, 그건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로 남아있죠.
근데, 이제와서는 그런 생각이 들어요.
의미라는 게, 꼭 필요할까, 하는 생각.
애초에 그 의미라는 게 뭔지도 아직 모르겠고요.
삶의 의미를 모르니까, 그것을 찾아가는 게 삶이 아닐까 싶고
이토록 텅 빈 삶이니까 허무한 가슴을 채워가는 게 삶인가 싶고
그래요.
그러니까 저는 질문자님에게 답을 건네지는 못하겠어요.
다만 같은 의문을 품었던 사람으로서 말하자면
어차피 의미가 없다면, 그걸 찾으려 너무 애쓰지 않아도 괜찮지 않을까요?
답이 없는 문제를 아무리 훑어본들 답이 생겨나진 않으니까요.
물론 그 문제를 그냥 놓아주라는 말은 또 아니에요.
질문자님이 붙들고 있는 그 문제를, 답이 없으니 포기하라고는 하고 싶지 않아요.
제가 답을 찾지 못하고 별표로 넘긴 그 문제에서, 질문자님은 답을 찾아낼 지도 모르잖아요.
충분히 고민하고 또 고민해봐요.
이런 무책임한 답변이라 한편으로는 죄송하지만
분명 질문자님은 그 깊은 생각 속에서 큰 성장을 이루실 거라는 생각이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