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연세대 의대를 자퇴하고 원래 하고 싶던 수학 교사를 하고 싶어 조선대 수교과로 다시 입학한 분이 있었는데요
누군가를 가르치고 올바른 길을 인도하는 교사의 길은 신성한 것 같습니다.
얼마 전 노벨상 발표가 있었는데요,
일본은 노벨과학상 수상자가 2명 나왔지만 이번에도 우리나라 과학자의 이름은 없었습니다.
지금 마치 광풍처럼 몰아치는 의대 열풍을 보면 노벨의학상 수상자가 몇 명 나올만 할 것 같은데, 현실은 과학고 수석이 의대 가서 성형외과 들어가 개업해 돈 많이 버는게 목표인 것이죠.
그러니 의대광풍에도 노벨 의학상 하나 없는 것입니다.
물론 인간이 살아가는 데에 돈이 필요하고 가난하면 여러모로 불편함이 많습니다만, 돈은 수단일 뿐 돈 다음으로 추구할 추상적인 이상이나 사명감 같은 그런게 사라져 버려 안타깝습니다.
돈 자체는 그 이상을 좆아가는 과정의 수단일 뿐이지 그 자체가 목표가 아닌데 말이죠.
우리의 이웃인 일본의 경우 '분수'라는 걸 강조하는데, 이는 지나친 물욕을 경계하는 말입니다.
그래서 의사건 과학자건 분수에 맞는 정도의 돈만 있으면 그걸로 만족하고 그 보다 고차원적인 정신적인 만족감을 목표로 추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노벨상은 그렇게 추구한 결과 또는 추구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것이고요.
아마도 질문자님이 마음을 못잡고 일종의 현타가 온 이유는, 주위에서 마치 광풍처럼 몰아치는 의치약에 가지 않으면 마치 낙오된 사람인 양 몰아가는 것에 소신으로 맞설 용기가 점점 줄어가기 때문일 겁니다. 지식인에 장문의 질문글을 올린 것 또한 본인의 생각에 대한 확신을 얻고자 함일 것이고요.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대한민국은 이미 세계 12위의 부국이고 세계 5대 무역강국입니다. 전세계에서 내로라 하는 선진국인 것입니다.
그런데 1950년 625의 잿더미에서 지금에 이르기 까지 역사상 유례가 없는 압축성장을 하며 빠르게 선진국이 되다 보니 국민들 가운데 대다수 특히 40대 이상 세대의 경우 어린시절이 후진국 또는 개도국이었기 때문에 그 때의 마인드를 아직도 버리지 못하고 이를 후세대에게 강요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학자들은 1988년대 이후에 태어난 세대를 '선진국세대'라고 분류합니다. 즉 이 세대는 태어날 때부터 선진국 시민의 마인드를 보유했다는 것이죠. 하지만 아직까지 후진국 마인드를 버리지 못한 윗세대들이 이 세대들에게 과거의 경험을 강요하는 데에서 문화충돌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질문자님을 비롯한 선진국세대가 살아가야 할 미래는 한 분야의 전문적 지식이 있는 사람이 성공하는 시대입니다. 과거엔 판검변의사 같은 특정 직업군에 들어가면 성공이 보장되었던 반면에, 미래에는 특정 직업군이 아닌 그 직업군 내에서 전문성을 가진 사람만이 성공하는 시대입니다. AI의 발달이 이를 촉진하고 있는 중이죠.
과거 천시되고 돈도 별로 못 벌던 연예인, 만화가 등등이 지금은 위상이 어떤지 한 번 보세요. 잘 나가는 연예인은 의사들 부럽지 않고 엄청난 돈과 명예를 얻고 있죠.
따라서 질문자님이 할 일은 이러한 트랜드에 맞게 1. 본인이 원하고 잘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진지하게 고찰하고 2. 대학에 입학한 후에도 전문성을 갖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며 3. 사회에 진출한 후엔 대학 때 갈고 닦은 전문성을 발휘하는 것 입니다.
내년 수시원서를 쓰실 땐 이런 점을 잘 고려해 대학과 학과를 결정하시면 되리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