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일을 도파민 같은 호르몬의 작용으로만 해석하는 것도 문제이겠으나,
보상 체계에 문제가 있는 것은 사실인 듯합니다.
이는 물론 모든 수험생들의 공통된 특성이겠지만 말입니다.
재미있는 것이 있을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무엇보다 가장 큰 과업인 공부가 자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성인이라면(이것도 쉽지는 않겠지만) 자신의 메인 과업을 갈아타는 일이 가능하지만,
수험생에게 이는 선택이 거의 불가합니다.
따라서 공부라는 과업에서 성취나 즐거움을 느끼지 못한다면
나머지는 그저 잠시의 만족일 뿐이기에 당연히 즐거움을 느낄 수 없게 됩니다.
예컨대, 좋은 성적을 받은 보상으로 먹는 짜장면 한그릇이라면 매우 행복하고 죄책감도 없겠으나,
공부하기 싫고 힘든데 흥미가 있어서 먹어 보는 파인다이닝이라면 신기할 뿐 행복으로 이어지긴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짜장면 한그릇은 이후 지속적인 성취에 영향을 주는 작은 보상이지만,
파인다이닝은 아무리 좋아 보여도 가장 큰 과업의 성취에 영향을 주기보다 그 불안을 견디기 위해 잠시 택한 도피처로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전략적으로 휴식을 취하시는 것도 좋지만,
이 상황에서 아무런 의미가 느껴지지 않는다면 이는 진지하게 생각해 볼 문제입니다.
정말 재미있는 게 없는 것인지, 아니면 내가 그것에서 즐거움을 느낄 수 없는 상태인지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