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 07:55

원래 수능 끝나면 이런건가요? 수능치기 한달전쯤에 2박3일로 외삼촌네랑 우리가족이랑 여행을 엄마 친구 펜션으로 갔음.엄마

수능치기 한달전쯤에 2박3일로 외삼촌네랑 우리가족이랑 여행을 엄마 친구 펜션으로 갔음.엄마 친구 딸이 있었는데 첫날에 보고 반함 첫눈에 반한건 아니고 펜션밑에서 저녁 같이 먹는데 입가리고 웃는모습보고 반함. 그래서 인스타 물어보려다가 타이밍이 안맞아서 다음날에는 어른들끼리 저녁먹고 펜션밑에 바베큐장에서 2차느낌으로 모여서 술마시고 얘기하고 있었음.걔는 없었음. 막 얘기하다가 시간도 좀 늦어져서 사촌동생들은 다 숙소로가고 나도 올라가려고 했는데 그 날 아니면 다음날은 아침일찍가야해서 인사도 못하고 갈것같아서 얘가 올지안올지도 모르지만 그냥 어른들끼리 얘기하시는거 듣고만 있었음.근데 한 2,30분뒤에 들어와서 내 옆에 앉음. 그래서 어른들이 맥주 한캔씩 주심.그래서 그거 조금씩 마시면서 스몰토크하는데 얘기 좀만 하려고하면 이목집중돼서 남자친구는 커녕 인스타도 못 물어볼거같아서 그냥 스몰토크만하고 자리에서 일어나고 걔 집가려고 할때(집이 펜션 완전 바로 옆에 있음.) 인스타 물어봄.그리고 연락해서 남자친구있냐,연락해도 되냐 이런거 물어봤는데 괜찮다고해서 오늘 아니면 볼 시간도 없을 것 같아서 냅다 괜찮으면 내려오라고 함 잠깐 보자고.그래서 밑에서 부모님들 몰래 조금 흩뿌리는 비맞으면서 산책로 있어서 얘기하면서 걷는데 얘기도 잘통하고 난 되게 좋았음.얘기도 되게 썸같이 얘는 이제 야구를 막 보려고 했는데 내가 축구하니까 ‘아 그럼 야구말고 축구를 좀 배워볼까?’이런 느낌으로 말하고 나한테 여자 많을거같다고 계속 말하고 또 수능 끝나면 진짜 프리해진다고 연락 막 할거라면서 그랬음..나도 이제 여기 지리 좀 알아둬야겠다 자주 올것같으니까 막 이러고 이런식으로 썸삘의 대화도 막하고 했음.그리고 다음날 아침에 또 몰래 밑에서 보고 얘기 좀 하고 짐 챙기고 갔음.근데 하나 문제가 걔랑 나랑 엄청 먼거리..강원도랑 창원임..근데 걔도 그거 알고 저렇게 말한거고 나도 당연히 알고 인스타 물어봤던거 거리 먼거는 딱히 중요하지 않아서..여튼 내려가는길에도 계속 디엠했음.근데 막 디엠하다가 걔가 오후 6시쯤에 잔다고 해서 난 차에서 이미 많이 자서 차에서 그냥 폰하고 있다가 게시물에 10월달에 상영하는 영화 리스트 있는데 그거를 걔한테 보냄. 그리고 그냥 폰하다가 걔한테 1시간뒤쯤에 뭐야ㅋㅋㅋ이렇게 연락이 와서 10월 안에 보러간다고 함.근데 걔는 수능 끝나고 보자고 함.그러고 나서 내 디엠을 다 안읽씹함..그러다가 2주정도 뒤에 읽씹으로 바뀜.그래서 내가 진짜 뭘 잘못한게 있나 계속 생각하다가 난 수능을 안쳐도 상관없어서 잘 모르지만 걔는 되게 진심인거 같았다 새벽에 걸을때도 그렇고 수능 끝나면 막 이렇게 할거다라는 말을 했던거 같았음..하 그래서 좀 부담스러웠나..?그래서 더 이상 아무 디엠도 못 보냄..그냥 수능 끝날때까지 기다리자라는 마인드로 기다림 근데 그 동안 내 마음은 너무 크게 자라남..너무 힘들었음 결말이 있는거도 아니고 차라리 언팔을 하던가 연락하지말라고 하면 모르겠는데 되게 애매하게 끝나서..그래서 그 한달 동안 운동을 빡세게함 만약에 연락 안되는게 수능때문이라면 걔도 열심히 사는건데 난 왜 그냥 있어야하지 이런 생각이 들어서 그렇게 수능이 끝나고 5일 뒤에 연락함 수능 치느라 수고했다고. 2,30분만에 답장옴 고맙다고. 말을 이어나갈수가 없었음..사실 걔한테 연락해보기 전에 엄마랑 걔 엄마랑 친구니까 내 대학교합격얘기를 시작으로 얘기를 했나봄.그걸 엄마가 나한테 얘기해줘서 뭔 얘기했는지 물어봄 대학은 어디로 가는지, 최저는 맞췄는지, 수능은 잘 쳤는지 대학은 결정 안났다고하고 최저도 맞췄다고함 근데 수능 끝나고 이틀동안 울었다길래 나도 갑자기 걱정이 막 됐었음..그래서 당연히 기분이 안좋겠지 해서 막 연락을 적극적으로 하지는 못함..그리고 혹시 또 부담스러워할까봐..여튼 처음 인스타 물어본날도 이렇게 말하진 않았음 내가 ?로 끝나면 .뒤에 ?가 또 따라왔음..그래서 내가 겨우 질문을 하나 했는데 또 .로 돌아옴. 이런식으로 ?뒤에 .가 오는 대화를 하고 디엠 한거를 다시 보니까 이건 희망이 없다 싶어서 마음을 조금씩 거두기로 함…차라리 기다려달라고하면 기다리겠는데 그런말도 없었으니까..근데 원래 수능 끝나면 이런가?아니면 내가 부담스러웠었나?아니면 내가 별로였나?그냥 진작에 끝이었나?

마음고생이 정말 심했겠네요. 충분히 그럴 만한 상황이고, 혼란스러웠을 거예요. 하나하나 짚어볼게요.

1.원래 수능 끝나면 이런 건가요?

어떤 사람에게는 그럴 수 있어요. 수능은 인생의 엄청난 압박이고, 그 결과에 따라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리죠. 특히 질문자님의 경우처럼 상대방이 '이틀 동안 울었다'는 건, 수능 결과나 과정이 예상보다 좋지 않아 정신적으로 매우 힘든 상태라는 뜻이에요. 이런 시기에는 새로운 감정이나 관계에 신경 쓸 여력이 없거나,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2.내가 부담스러웠었나? 아니면 내가 별로였나? 그냥 진작에 끝이었나?

처음 만났을 때 대화 내용이나 분위기를 보면 결코 질문자님이 부담스럽거나 별로여서는 아니었을 거예요. "야구 말고 축구를 배워볼까?", "여자 많을 것 같다", "수능 끝나면 연락 막 할 거다", "여기 지리 좀 알아둬야겠다" 같은 말들은 서로에게 호감이 있었고, 썸의 기류가 확실했다는 증거입니다.

문제는 그 이후의 '타이밍'과 '상대방의 상황'이었습니다.

영화 약속을 수능 끝나고로 미루고, 그 후 디엠을 안 읽은 건 온전히 수능에 집중하기 위한 그녀의 노력 또는 부담감이었을 가능성이 커요. "진심인 것 같았다"는 질문자님의 생각이 맞았을 겁니다.

수능이 끝난 뒤 그녀가 이틀 동안 울었다는 사실이 핵심이에요. 수능 결과나 그 압박감 때문에 극도로 지치고 우울한 상태에서, 어떤 관계든 (비록 좋은 감정이었을지라도) 새로 시작하거나 진전시키는 것에 대한 심적 부담이 엄청났을 수 있습니다.

지금 그녀의 답장이 단답형이거나 질문에 답하지 않는 건, 질문자님이 별로여서가 아니라, 아직은 그럴 만한 마음의 여유가 없기 때문이라고 해석하는 게 맞을 거예요. 지금은 본인의 아픔을 추스르는 게 가장 급선무일 수 있습니다.

기다려 달라는 말이 없었다고 너무 자책하거나 실망하지 마세요. 질문자님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고, 상대방의 상황을 이해하며 기다려주려고 노력한 것도 충분히 멋진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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