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후우울증인가요..예민한건가요? 출산한지 얼마되지않은 초산모에요..입원과ㅜ조리원생활 3주간.. 병원에 갇혀살아야하는데..안에서 생활하는동안.. 행복하지가 않네요..웃음이 없어졌어요..
지금 정말 힘든 시간을 보내고 계시네요. 출산 후 3주라는 시간 동안 행복하지 않고 웃음이 사라졌다는 것, 아기를 보는 것조차 죄책감이 든다는 것, 안 좋은 생각까지 든다는 말씀이 정말 마음이 아픕니다.
먼저 분명히 말씀드리고 싶은 건, 지금 느끼시는 감정들은 당신의 잘못이 아니고, 당신이 나쁜 엄마여서 그런 게 절대 아니라는 겁니다. 출산 후 호르몬이 급격하게 변하면서 뇌의 화학적 균형이 크게 흔들리는데, 여기에 경제적 어려움과 파산이라는 극심한 스트레스까지 겹쳤으니 지금 상태가 나타나는 건 충분히 이해됩니다.
출산 후 2주에서 몇 달 사이에 50-80%의 산모가 산후우울감(베이비블루스)을 겪는데, 당신이 겪고 계신 건 그보다 더 심각한 산후우울증의 신호일 수 있습니다. 안 좋은 생각이 든다는 것, 아기를 보는 게 힘들다는 것, 계속 눈물이 나고 불행하다는 느낌은 단순히 '예민해진 것'이 아니라 전문적인 도움이 필요한 상태입니다.
한의학적으로 보면 출산으로 기혈이 크게 소모되고, 심신이 허약해진 상태에서 정신을 안정시키는 심의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간기가 울결되어 감정 조절이 어렵고, 담이 교란되어 불안과 두려움이 커지는 상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지금 가장 중요한 건 혼자 견디려 하지 않는 겁니다. 조리원에 계신다면 조리원 상담사나 간호사에게 지금 느끼는 감정들을 솔직하게 말씀하세요. 산후우울증은 초기에 발견하고 개입할수록 회복이 빠릅니다. 남편에게도 지금 상태를 정확히 알려야 합니다.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남편에게 부담 주기 싫어서 참고 계실 수 있는데, 지금은 당신의 정신 건강이 최우선입니다.
산후우울증은 치료 가능한 질환이고, 약물치료와 상담치료를 통해 충분히 회복할 수 있습니다. 수유 중이어도 안전하게 복용할 수 있는 약들이 있으니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엄마는 강해야 한다', '아기를 위해 참아야 한다' 같은 말들은 지금 당신에게 독이 될 뿐입니다. 당신이 먼저 건강해져야 아기도, 가족도 건강할 수 있습니다.
지금 당장 조리원 직원이나 남편, 가족 중 누구라도 좋으니 도움을 요청하세요. 혼자 끙끙 앓으면서 시간을 보내지 마시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당신은 충분히 회복할 수 있고, 다시 웃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