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 09:38

친구랑 크게 싸웠을때 안녕하세요! 미국에 거주중인 중3입니다ㅇ 저는 친해진지 한 세달? 된 친구가

안녕하세요! 미국에 거주중인 중3입니다ㅇ 저는 친해진지 한 세달? 된 친구가 있어요 A라고 할게요 A는 인도에서 왔고 영어를 잘 못해서 학기 초 (미국으로 따지면 9월) 에 걔가 전학왔을때 제가 되게 잘해줬었어요, 몇주 후에 다른 인도인 친구 B가 오고 (그 친구는 캐나다에서 살다 왔어요) 저희 셋이서 같이 다니기 시작했어요근데 친해지고 보니까 A가 약간 가정폭력 문제가 있었기도 했고.. 전체적으로 자존감이 되게 낮고 (맨날 자기는 못생겼다, 자기가 좋아하는 애는 자기를 절대 좋아할 일이 없을거다) 하고 약간 같이 다닐 때 좀 전체적으로 기를 빼게 하는 성격이었음.. 그러면서 자기 좋아하는 애는 막 귀엽다 잘생겼다 이러면서 제 짝남한테는 역겹다고 하는 약간 노답..? 성격? 근데 그래도 친구들끼리 그런 장난정도는 할 수 있으니까 참았어요..전부터 짜잘한 사건이 많았는데 (얘가 마음대로 연락 끊은 거, 저랑 연락한 기록 삭제한거, 저한테는 얘기 쏙 빼고 B한테만 같이 점심시간에 도서관 가자고 한 것 등..) 별말 안했어요 A랑 B는 같은 팀이고 전 다르니까 얘기할 시간도 적고 그랬겠죠 그래서 좀 서운해도 그냥 그러려니 했는데 며칠전에 사건이 터진거임..일단 저한테는 1년반동안 제일 친하게 지낸 한국인 베프가 있어요! K라고 할건데 완전 한국인은 아니고 그 미국에서 태어나서 한국말 잘 못하는? 더듬더듬 말하는 그런 친구인데 (그렇다고 해서 모자란 애는 아니구 영어는 완전 잘해요! 한국어 할때 약간 "안녕, 나는 오늘 피곤했어" 이정도의 기본 문장밖에 못하는? 그런 느낌) 제가 진짜 아끼는 친구고 아마 미국에서 제일 친한? 매일 영상통화하고 그정도로 친한 사이에요!근데 A가 저한테 걸어와서 "나 할 말 있는데 오늘 점심시간에 못가" 이러는 거에요 "사회 프로젝트 해야돼, B도 같이 해야돼서 안 올거야" 이래서 좀 짜증이 나긴 했는데 "알았어" 이랬더니 "화났어?" 이러고 잠깐 제 눈치를 보더니 "그.. 내가 실수를 좀 했는데" 이러는거에요 뭐라 하나 들어보니까 얘가 약간 피곤하고 어지러웠는데 걔랑 같은 반 저랑 사이 최악인 남사친이 A를 막 놀리고 잇었대요 걔가 A 짝남이랑 베프라서 그거 가지고 막 얘기를 하고 있었는데 A가 거기서 갑자기 K 얘기를 꺼냈대요 좋은 말도 아니고 K가 비밀로 지키고 싶어했던 전남친 얘기를 그 남자애한테 꺼냈다는 거에요 갑자기.. K 전남친이랑은 K가 집안 문제? 할아버지가 아프셔서 K가 돌봐드려야 하는데 연애까지 하기엔 너무 힘들다고 해서 헤어지게 됐고 둘도 서로 헤어지고 싶었던 사이가 아니라서 K가 심적으로 많이 힘들어했어요.. 그리고 친구로 지내면서 서로 사귄 일은 없던 일로 하기로 한 거고 K도 그 얘기를 저랑 10년지기 남사친 둘한테만 얘기했어요그래서 저는 그 얘기 아무한테도 안하고 있었는데 제가 그 K 10년지기 남사친이랑 얘기하는 걸 A, B가 듣다가 K랑 전남친 얘기를 들은거에요.. 그게 한 한달 전쯤? 근데 A가 "그걸 왜 우리한테 얘기 안했어?" 이래서 제가 "비밀이었어" 이랬거든요 그래서 본인도 알고 있었으면서 그걸 아무 생각없이 저랑 원수지간인 남자애한테 얘기를 했다니 좀 너무 충격인거에요.. K랑도 사이 완전 안좋은 애한테.. K는 완전 약점잡힌 거잖아요 ㅠㅠ 그래서 A한테 짜증나고 K한테 미안해졌음.. 그 얘기로 전화했더니 한숨쉬다가 울더라구요 애가.. 그래서 더 미안해졌음..그래서 A한테 문자를 했더니 "내가 앞으로 너한테 얘기 안하면 너가 기분이 나아질 수도 있어" 이러는데 진짜 하아.. 어디서부터 잘못됐는지도 모르겠고 알고싶지도 않음.. 근데 그래도 미안해하니까 용서해줄까 했는데 오늘 B한테 막 어제 저랑 있었던 일을 설명하다가 B가 그냥 대답 겸으로 미소지었는데 A가 "왜 비웃어?" 이래서 갑자기 다시 갑분싸되고 둘도 사이가 서먹해짐.. 그래서 지금 어케야될지 모르겠음 ㅠㅠㅠ 도움이요..

되게 어려운데요 A가 잘못하긴 했지만 잘못한 점도 알고 평소 그 친구 성격때문에 그런 일이 생겼을 거라고 예상도 가는... A는 분명히 잘못한 거죠. 친구의 민감한 얘기를 그렇게 생각없이 말하니까. 근데 A입장이 찐따였던 저도 공감이 갑니다. 저는 A처럼 중학교 시절에 자존감이 낮아서 모르는 친구나 저를 놀리는 친구가 말걸면 되게 당황스러웠거든요. 그러면 무언의 공포를 느끼고 무슨 얘기라도 막 하게 되고요. 글 읽어보니까 A도 그런 것 같아요.

결국엔 해결방안은 시간이 지날 때까지 기다리는 게 맞을 것 같아요. 그런 껄끄러운 일을 자세히 해결하려들면 항상 문제가 생겼거든요. 그래서 제 생각엔 작성자님이 K한테는 너무 과도하지 않게 사과하고 A랑은 과거의 일이 무마될 시간을 좀 둬가면서(손절은 아니지만) 다시 A와 친해지는게 합리적이지 않을까 싶어요. 이게 제 생각입니다.

사실 작성자님처럼 친구 관계를 진정으로 생각해서 해결해 보자하시는 분 잘 없어요. 일반적으로 다 회피하거나 단순하지만 남에게 상처를 줄 수 있는 방향으로 처리하는데 그래서 좀 감동이었어요ㅎㅎ

뭐 어쨌든 작성자님이 행복하시는게 제일 중요하니까 하고싶은 대로 하세요.

글쓰고보니 제가 좀 무책임해 보일 수 있겠군요.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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