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마초 흡연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되었습니다. 영장실질심사 대비 방법은? 대마초 흡연 혐의로 조사를 받던 중, 갑자기 증거 인멸과 도주
안녕하세요. 서울지방변호사회 소속으로 지식iN 법률상담을 진행하고 있는 이동간 변호사입니다.
지금 상황에서는 누구라도 억울하고 불안할 수밖에 없습니다. 다만 먼저 분명히 말씀드리면, 대마초 흡연 혐의라고 해서 영장이 청구되었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구속이 확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영장실질심사는 말 그대로 “이 사람을 지금 당장 구속할 필요가 있는지”만을 판단하는 절차이고, 유죄·무죄나 형량을 정하는 자리가 아닙니다. 이 점을 먼저 마음에 두셔야 합니다.
영장실질심사에서 판사가 가장 중요하게 보는 건 단 하나입니다. 도주 우려와 증거 인멸 우려가 실제로 존재하느냐입니다. 대마를 했느냐, 몇 번 했느냐보다도 “불구속으로 두었을 때 수사가 곤란해질 위험이 있는가”가 핵심입니다. 질문자님처럼 직장이 있고, 가족과 함께 생활하며, 일정한 주거가 있는 경우라면 도주 우려가 낮다는 점은 분명히 주장할 수 있는 강한 요소입니다.
다만 수사기관이 영장을 청구했다는 것은, 그들이 보기에 증거 인멸 가능성이나 추가 투약 가능성을 문제 삼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억울함을 감정적으로 호소하는 것이 아니라, 그 우려가 현실적이지 않다는 점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이미 압수수색이 끝나 주요 물증이 확보되었고, 휴대전화 포렌식도 진행 중이거나 완료된 상태라면 “인멸할 증거가 남아 있지 않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합니다. 또한 현재 대마를 더 구할 경로가 없고, 이미 사용을 중단했으며 재범 위험이 낮다는 점도 중요한 판단 요소입니다.
영장실질심사에서 말투와 태도도 생각보다 중요합니다. 판사는 짧은 시간 안에 사람을 판단해야 하기 때문에, 말을 많이 하거나 억울함을 과하게 토로하는 태도는 오히려 불리할 수 있습니다. 핵심은 간단합니다. “도망갈 이유가 없다”, “숨길 증거가 없다”, “풀어놓아도 위험하지 않다”는 세 가지 메시지를 차분하고 일관되게 전달하는 것입니다. 판사에게 사정을 설명하는 자리이지, 수사기관을 비판하거나 사건의 억울함을 다투는 자리가 아니라는 점을 꼭 기억하셔야 합니다.
가능하다면 직장 재직 사실, 가족 부양 관계, 고정된 거주지를 보여줄 수 있는 자료들이 이미 제출되어 있거나, 변호인을 통해 정리되어 있는지도 중요합니다. 이런 자료들은 판사에게 “이 사람은 사회적으로 묶여 있는 사람”이라는 인상을 줍니다. 또한 반성의 태도는 필요하지만, “처벌이 무서워서 반성한다”는 느낌보다는 이미 생활을 정상화하고 있고 재발 가능성이 낮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입니다.
마지막으로, 영장실질심사는 결과가 전부가 아닙니다. 설령 영장이 발부되더라도 이후 구속적부심이나 보석 등 불구속으로 전환할 수 있는 절차는 남아 있습니다. 반대로, 이 단계에서 영장이 기각되면 그 자체로 “불구속 수사가 충분하다”는 판단이 내려진 것이고, 이후 재판 과정에서도 중요한 전제가 됩니다.
정리하면, 이번 심사에서 질문자님이 집중해야 할 것은 “대마초 사건의 억울함”이 아니라, 지금 이 사람을 구속할 필요가 없다는 점을 설득하는 것입니다. 직장과 가족, 주거의 안정성, 증거 확보가 이미 이루어졌다는 점, 재범 위험이 낮다는 점을 차분히 유지한다면, 영장 기각을 다툴 현실적인 여지는 충분히 있습니다. 지금은 공포에 끌려가기보다, 이 심사가 어떤 성격의 절차인지 정확히 이해하고 대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