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 21:46

치사율 높은 펜타닐 투약 및 소지, 초범도 처벌은 구속 수사가 원칙인가요? 최근 심각한 통증 때문에 지인을 통해 펜타닐 패치를 구해 투약했습니다.

최근 심각한 통증 때문에 지인을 통해 펜타닐 패치를 구해 투약했습니다. 뉴스에서 펜타닐이 '좀비 마약'이라 불리며 단속이 매우 엄격해졌다는 소식을 뒤늦게 접하고 너무 두려운 상태입니다. 저는 전과가 없는 초범이지만, 펜타닐은 워낙 위험한 약물이라 다른 마약보다 형량이 훨씬 무겁고 초범이라도 구속될 확률이 높다고 들었습니다. 현재 경찰 조사를 앞두고 있는데, 실형을 면하고 집행유예나 치료 기회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안녕하세요. 서울지방변호사회 소속으로 지식iN 법률상담을 진행하고 있는 이동간 변호사입니다.

이 상황은 실제로 현장에서 굉장히 자주 발생하고, 억울함을 느끼는 분들도 많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정신과에서 처방받은 항우울제나 수면제가 간이 마약 검사에서 ‘위양성’ 반응을 일으키는 경우는 분명히 존재합니다. 그래서 간이 검사 양성만으로 곧바로 “마약을 했다”고 단정되지는 않습니다.

먼저 검사 구조부터 이해하셔야 합니다. 경찰이 현장에서 사용하는 소변 간이 시약 검사는 정확한 성분을 분석하는 장비가 아니라, 특정 화학 구조에 반응하는 선별 검사에 가깝습니다. 빠르게 걸러내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에, 구조가 비슷한 합법 의약품에도 반응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실제로 일부 항우울제, 항불안제, 수면제, ADHD 치료제 등은 암페타민 계열, 벤조디아제핀 계열, 심지어는 대마 시약에서 위양성을 일으킨 사례가 보고되어 있습니다.

중요한 점은 간이 검사 결과는 확정 증거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수사 절차상 간이 검사에서 양성이 나오면, 그다음 단계로 **국과수 정밀 감정(확인 검사)**이 진행됩니다. 이 정밀 검사는 약물의 정확한 성분과 농도를 분석하기 때문에, 처방약과 불법 마약은 명확히 구분됩니다. 따라서 처방약 때문에 나온 위양성은 정밀 검사에서 걸러지는 구조입니다.

질문자님이 지금 가장 먼저 하셔야 할 건, 억울함을 감정적으로 호소하는 것이 아니라 객관적인 자료를 정확히 제출하는 것입니다. 최근 처방받은 약의 처방전, 약 봉투, 약제명과 복용 시점을 정리해서 수사관에게 명확히 알리셔야 합니다. “정신과 약을 먹고 있다”는 말만으로는 부족하고, 언제부터 어떤 약을 어떤 용량으로 복용했는지가 구체적으로 드러나야 합니다. 이 자료들은 정밀 감정 결과를 해석할 때 매우 중요한 참고 자료가 됩니다.

만약 정밀 검사에서도 특정 성분이 검출된다면, 그때부터는 그 성분이 불법 마약인지, 처방약의 대사물인지를 따지는 단계로 넘어갑니다. 이 경우에도 처방 이력이 명확하다면, 의료적 사용에 따른 검출이라는 주장이 충분히 가능합니다. 실제 판례와 실무에서도, 처방약 복용 사실이 입증된 경우 혐의 없음이나 무혐의로 정리되는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조심하셔야 할 점도 있습니다. 불안하다고 해서 “혹시 음식 때문일까요?”, “누가 몰래 넣은 건 아닐까요?”처럼 가능성을 넓히는 말을 하는 것은 오히려 수사에 혼선을 줍니다. 이 사건의 핵심은 “마약을 했느냐”가 아니라, 검출 원인이 합법적인 처방약이냐입니다. 그 선을 벗어나는 설명은 피하시는 게 좋습니다.

정리하면, 정신과 항우울제나 수면제로 인해 간이 검사에서 양성이 나올 가능성은 현실적으로 존재하고, 그것만으로 처벌이 결정되지는 않습니다. 지금 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대응은 처방 사실을 명확히 증명하고, 정밀 검사 결과를 차분히 기다리는 것입니다. 억울한 상황일수록 말을 늘리기보다, 객관적인 자료로 결백을 보여주는 방식이 가장 안전하고 효과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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