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대마초가 아닌 '해시시'를 투약했는데, 처벌 수위가 더 높나요? 여행 중 대마 농축액인 '해시시'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나중에 알아보니 해시시는
안녕하세요. 서울지방변호사회 소속으로 지식iN 법률상담을 진행하고 있는 이동간 변호사입니다.
많이들 헷갈려하시는 부분인데, 해시시를 했다고 해서 법 조항이 달라지거나 자동으로 한 단계 더 무거운 범죄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처벌 수위가 실제로 어떻게 달라질 수 있는지는 조금 차분히 나눠서 이해하셔야 합니다.
먼저 법적인 분류부터 말씀드리면, 해시시(hashish)는 일반 대마초와 동일하게 ‘대마’로 분류됩니다. 즉 마약류관리법상에서 별도의 새로운 범죄 유형이 적용되지는 않고, 대마 흡연·투약과 같은 조항으로 처벌이 이루어집니다. “해시시는 더 센 대마라서 법이 다르다”는 말은 정확하지 않습니다. 법 조문 자체는 동일합니다.
다만 여기서 중요한 차이는 형량을 정할 때 고려되는 요소입니다. 해시시는 대마초 꽃이나 잎을 그대로 피우는 것보다 THC(환각 성분) 농도가 훨씬 높고, 농축·가공된 형태이기 때문에, 수사기관이나 법원이 볼 때는 “단순 호기심에 피운 대마초”보다는 의도성과 위험성이 더 높은 투약 형태로 평가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게 바로 “처벌이 더 무겁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초범이 해시시를 한 번 투약했다는 이유만으로 바로 실형으로 가는 구조는 아닙니다. 법원이 실제로 보는 건 여전히 상습성, 반복성, 재범 가능성입니다. 여행 중 일회적으로 접했고, 국내 유통이나 반입과 연결되지 않으며, 추가 투약이나 구매 정황이 없고, 전과가 없는 초범이라면 기본적인 처벌 틀은 일반 대마초 흡연 사건과 크게 다르지 않게 논의됩니다. 이 경우 실무에서는 벌금형, 집행유예, 기소유예 등이 검토되는 영역에 여전히 들어갑니다.
다만 주의하셔야 할 점은, 해시시의 특성상 투약 경위 설명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해외에서 흔해서”, “다들 하길래” 같은 표현은 투약의 의도성을 스스로 강화하는 말로 받아들여질 수 있습니다. 또한 농축된 형태의 대마를 선택해 투약했다는 점이 드러나면, 단순 실험적 사용이 아니라 효과를 알고 선택한 투약으로 해석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 경우 같은 초범이라도 재판부의 인식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정리하면, 해시시는 법적으로 일반 대마초와 같은 범주에 속하지만, 농축·고농도 형태라는 점 때문에 양형 단계에서 더 엄격하게 평가될 수 있는 요소는 분명히 존재합니다. 그러나 초범이고 일회성 투약이며, 유통·반입·상습과 무관하다면 곧바로 중형으로 이어진다고 단정할 단계는 아닙니다. 결국 결과를 가르는 건 “해시시냐, 대마초냐”가 아니라, 이 사건이 반복적·확장적 위험을 가진 사건으로 보이느냐입니다. 그 선을 어떻게 지키느냐가 처벌 수위를 결정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