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쓰는물건은 어디서 어떻게 구해져오는는지? 세상물정을 너무모릅니다 일상적인 물건들자동차,휴대폰 같은 몇몇 천재들에 의해 만들어져 수십수백년간 이어져온것들 외에도
1. 왜 나 혼자서는 수십억을 줘도 못 만들까요?
유명한 경제학 에세이 중에 **'나는 연필이다(I, Pencil)'**라는 글이 있습니다. "세상에 연필 한 자루를 처음부터 끝까지 혼자 만들 수 있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라는 내용입니다.
원료의 분산: 연필의 나무는 오리건주에서 오고, 흑연은 스리랑카에서 캐며, 지우개의 고무는 인도네시아에서 옵니다. 이 원료들을 직접 캐고 정제하는 기술만 해도 수십 가지 전공 지식이 필요합니다.
기술의 집약: 화장품 하나에도 화학공학, 미생물학, 피부 과학이 들어갑니다. 냉장고에는 열역학, 전기공학, 금속공학이 필요하죠. 한 개인이 이 모든 지식을 마스터하고 장비까지 갖추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2. 어떻게 이 물건들이 우리 손에 들어오나요? (글로벌 공급망)
우리가 쓰는 물건은 **'지구 한 바퀴'**를 돌아 우리에게 옵니다.
설계와 기획: 기업(삼성, 애플, 혹은 중소기업)이 어떤 물건을 만들지 설계합니다.
원자재 수급: 호주의 철광석, 중동의 석유(플라스틱의 원료), 아프리카의 희토류 등이 배에 실려 공장으로 모입니다.
제조와 조립: 인건비가 싸거나 제조 인프라가 잘 갖춰진 곳(중국, 베트남, 인도 등)에서 거대한 기계 장치를 이용해 찍어냅니다.
물류와 유통: 컨테이너선에 실려 한국 항구에 도착하고, 트럭에 실려 물류센터를 거쳐 우리 집 앞 편의점이나 쿠팡으로 배달됩니다.
3. 왜 이렇게 저렴할 수 있는 걸까요? (규모의 경제)
질문자님이 혼자 냉장고를 만들려면 수십억이 들겠지만, 공장에서 똑같은 냉장고를 100만 대 만들면 가격이 확 떨어집니다.
대량 생산: 기계를 한 번 돌려 1개를 만드나 1만 개를 만드나 고정 비용은 비슷합니다. 많이 만들수록 개당 단가는 낮아집니다.
분업의 효율: 한 사람은 하루 종일 나사만 조이고, 한 사람은 포장만 합니다. 숙련도가 올라가고 시간이 단축됩니다.
자유 무역: 각 나라가 자신들이 가장 잘 만드는 것(한국은 반도체, 중국은 조립, 중동은 석유)에 집중하고 서로 바꾸기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생산 효율이 극대화됩니다.
4. 우리는 이 시스템을 '돈'이라는 약속으로 이용합니다
질문자님이 모든 물건을 만들 줄 몰라도 되는 이유는, 질문자님 또한 이 거대한 사회 시스템의 한 부분에서 기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내가 잘하는 일(회사 업무, 아르바이트, 공부 등)을 통해 번 **'돈'**은 "내가 사회에 이만큼 기여했으니 다른 사람의 노동력을 이용할 권리를 달라"는 증표입니다. 우리는 그 증표를 내고 수만 명의 노동력이 들어간 화장품과 냉장고를 아주 저렴하게 '구독'하듯 사서 쓰는 것입니다.
세상은 '보이지 않는 손'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질문자님이 느끼신 그 경이로움은 아주 정상적인 반응입니다. 현대 사회는 **"모두가 서로를 모르지만, 서로를 위해 일하는 거대한 협력체"**입니다.
더 알아보고 싶다면: 유튜브에 **"공장 자동화 영상"**이나 "물류의 흐름" 같은 키워드를 검색해 보세요. 우리가 쓰는 사소한 물건들이 얼마나 정교한 기계와 시스템을 통해 쏟아져 나오는지 보시면 궁금증이 더 해소되실 겁니다.